내가 선택하는 나의 희망과 꿈

2011년 12월 23일
글: 조정임 (사회복지사 / 카운셀러)

 

몸에 병이 있어도 삶은 풍성할 수 있다. 정신 건강에 좋은 무기 (Wellness Tools)를 개발하면 그것이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용기를 주며,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된다. 한국 분들과 WRAP(Wellness Recovery Action Plan) 그룹을 하면서 정신 건강에 좋은 무기 (Wellness Tools)에 대해 자주 의논하는 데 효과적인 무기 중 대표적인 것이 “희망”이다.

우리가 너무 잘 알면서도 어쩌면 장롱 속 깊이 넣어 두고 까마득히 잊어 버리고 사는 것이 “희망”이 아닐까. 누구는 희망이 없어 죽고 싶다고 한다. 희망이 없을 리는 없는 데 마음에 가득 찬 아픔과 고민들이 그것을 가리고 있어서 마치 희망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정신 질환으로 아픈 분은 본인은 말할 것 없이 가족 조차도 병에 초점을 두다 보니 희망이 작아져 보인다. 또한 비교 의식으로 가득 찬 사회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기 보다 상처를 준다.

정신 건강이 걱정이 되는 분은 의사와 상담을 반드시 해야 하며, 그와 아울러 멘토, 신앙인, 선생님, 좋은 친구 그리고 심리 상담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 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 꿈과 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물어 주고 답을 생각하는 과정 즉 대화나 상담을 통해 병을 짊어 지고 홀로 고통 하는 환자라는 굴레를 벗어 버리고 원래 가지고 있던 본인만의 독특한 재능과 희망을 발견하고 병보다는 자신의 고유한 재능에 초점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 질환을 가진 분들 중에서 희망으로 성공적인 삶을 사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십대 소녀 경애(가명)는 정신 분열로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상담사가 묻자 그녀는 치어 리더가 되고 싶다고 했다. 무엇이 그런 꿈을 갖게 했는지 물었더니 아빠와 함께 치어 리더들이 나오는 운동장을 찾았던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 때문이란다. 현실적으로 경애가 치어 리더가 되는 것은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돕는 이들이 그녀의 희망을 격려하기 위해 치어 리더에 대한 영상물 등 많은 자료들을 그녀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녀의 일상은 치어 리더들이 나오는 영상을 되풀이 해서 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종일 치어 리더에 대한 것만 생각하며 지내게 되었다. 한 번은 치어 리더들이 활동하는 곳에 사회 복지사와 함께 견학을 가게 되었다. 치어 리더들이 연습하는 곳에서 그녀는 뛰어난 아이디어들을 제공했고 그것을 계기로 치어 리더를 돕는 직업을 얻게 되었다.

경애뿐만 아니라 지난 호에도 말씀 드렸던 WRAP 프로그램의 창시자 메리 엘렌과 그 어머니는 우울증과 조울증으로 병원을 자주 입원했었고 약도 10년 이상 복용했다. 하지만 아픈 몸과 정신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고 싶은 희망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희망을 품고 살면 이루어 진다. 두 모녀는 희망의 결실로 본인들만 아름다운 삶을 누린 것이 아니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수많은 분들께 원동력있는 실제적인 희망을 이야기하며 증거하고 있다.

주변 상황이나 건강이 좋지 않으면 자칫 모든 것을 잃어 버린 사람이 되기 싶다. 그러나 그 중에도 희망을 가진 사람은 다르다. 뛰어난 심리학자나 정신과 학자들 중에는 엄청난 어려움을 겪은 분들이 많다. 너무나 캄캄한 현실에서 빛을 찾으려 하다 보니 전문인이 된 것이다.

저술가요 심리 상담가인 프랭클은 악명높은 나찌 수용소에서 부모님, 아내, 그리고 세 자녀가 학살을 당했다. 그는 소름끼치는 상황에서 외쳤다. “나의 모든 것을 다 빼앗아 갈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만은 가져갈 수 없다. 그것은 바로 어떤 상황에서든 나의 태도를 선택하고, 나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인간의 마지막 갈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