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뮤니티 참여와 정신건강

2012년 4월 24일
글 : 박 용란 (사회복지사)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요즘, 어떻게 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큰 화두인데, 노인의 하루하루를, 삶을 알차게 설계하고 어떻게 잘 보내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자신의 신체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와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기쁜 만남과 행복한 웃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낸다면 외로움을 덜 느끼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에, 오늘은 뉴질랜드 대표적인 노인 친선단체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빨간 모자를 쓰고 보라색 원피스를 입은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씩 까페로 들어온다. 한껏 화려하게 치장하신 분들…, 어떤분들은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환한 웃음을 잃지 않고 멤버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입장한다. 어떤 분들은 모임준비를 위해 분주하다. 잠시 후 인원 점검을 하는 듯 하더니 그 달의 생일을 맞는 분들을 축하해 주고 선물도 주고 받는다. 그룹으로 나뉘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식사를 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그 분들에게 필자는 시선을 놓을 수가 없었다. 5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는 ‘The Red Hat Society’이다. 전세계적으로 30여개국와 뉴질랜드에도 지역별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각종행사, 매년 크리스마스 싼타 퍼레이드때 눈부신 옷차림과 적극적 참여로 그 어떤 단체보다도 시선집중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로 60-80세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분들의 표정은 소녀들처럼 밝고 예쁘시기까지 하다.

노인의 권익보호를 위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Grey power라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전국 지역별로 76개의 연맹단체로 구성되어, 노인의 인권 및 복지, 교육, 의료향상을 위해 노인들의 요구를 정부에 전해 에이지 컨선과 함께 노인복지의 근간을 마련해 왔다. 50세 이상 남, 여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적극적인 사회참여와 친선 교제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 외에도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친선모임들이 있다. 예를 들면 할머니들 뜨개질모임, 사회단체 및 교회에서 주관하는 모임, Friendship, community care 프로그램, 각종 스포츠: Lawn Bowling(잔디에서 하는 볼링), Aquatic exercise(물속에서 운동)에어로빅, 등등이 있다. 취미활동으로 어르신들의 사회참여를 유도하고 노년기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기 위한 여러활동이 있다. 일례로 제가 아는 키위할머니의 일상을 들여다 보면, 젊은 사람 못지 않게 노년의 하루를 바쁘게 꾸려나가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80세인 키위할머니 Kay는 매주 수요일은 에이지컨선에서 서류정리 및 데이터입력 자원봉사를 하시고, 화, 목요일은 영어 과외하시고, 월요일은 브라만음악대에서 연습을 하신다.  금요일은 Friendship House에서 10년째 친구모임을 가지고 그 들과 점심을 먹고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다. 일요일 또한 교회에서 활동으로 일주일 내내 바쁘시다. 하지만 언제나 즐거움 가득한 모습이시다. 이처럼 Kay 할머니는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지역사회 단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취미나 봉사 활동으로 삶의 활력을 찾는 모습이 젊은 세대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 같다.

 

이렇듯 노년의 생활을 활기차게 영유해 나가는 노인분들을 보면서 우리 한국 어르신들을 생각해본다. 물론, 언어 소통과 교통의 불편함에도 개의치 않고 적극적으로 버스도 타고 여행도 다니시면서 즐겁게 사시는 분들도 볼 수 있어 흐뭇하다.  하지만 상당수의 어르신들이 정보부족으로 인해 여가를 즐기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데,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어르신들이 관심있는 단체에 혼자가 아닌 그룹으로 함께 참여하는 것, 그리고 중년 혹은 영어가능하신 분들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한다면 키위친구도 사귀고 새로운 문화도 배우고 즐거운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꺼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