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

2014년 8월 26일
글: 장요셉 (새움터 회원)

 

질풍노도 (疾風怒濤): 대단히 빠르게 불어오는 바람과 미친 듯이 ~ 오는 파도

 

제 2차 세계 대전 중 연합국은 전후 국제 안전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국제기구 설립을 구상하였고 1945년 51개국의 참여로 유엔 (UN: United Nations)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유엔하면 반기문 사무총장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요. 유엔의 주요 활동은 당연히 국제 평화 유지와 관련된 일이 많지만 이 뿐만이 아닙니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는 회원국간의 경제 사회 문화적 협력을 도모합니다. 이러한 취지로 유엔은 전 세계 청소년과 관련한 문화적이며 법률적인 문제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제정한 특별한 날이 있습니다. 바로 “국제 청소년의 날 (IYD: International Youth Day)”입니다. 국제 청소년의 날은 2000년 처음 시행된 이후 매년 8월 12일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특히 2014년 올해 국제 청소년의 날 주제는 “청소년들과 정신 건강”으로서, 정신 건강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오해와 편견을 줄이고 청소년 정신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유엔의 조사에 따르면 약 20% 안팎의 청소년들이 정신 건강 이상에 대해 경험을 하고 있으며 이는 뉴질랜드 조사와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쉽게 청소년 5명에 1명 꼴로 정신 건강 이상에 대한 경험이 있다고 파악되고 있습니다. 청소년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한 이러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앞서 뉴질랜드 정부는 2012년 총리 주재로 총 6천만불 이상의 예산을 편성하여 4년에 걸쳐 전국적인 청소년 정신 건강 증진 프로젝트를 실행해 오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12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관련 정부 부처는 지역 의료 기관, 학교 그리고 정신 건강 관련 사회 기관들과 연계하여 청소년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제공하여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청소년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 눈높이에 맞추고자 스마트폰 앱도 개발하여 청소년들로 하여금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클랜드 대학은 인터넷 게임 방식의 온라인 도구 (SPARX)를 통해 청소년들이 어떻게 스트레스에 대응하고 감정 조절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www.sparx.org.nz).

 

청소년들만의 정신적 어려움은 무엇에 기인하는 것 일까요? 아마도 청소년기라는 특별한 인생의 시기, 즉 아이에서 어른으로 우리 어른들이 겪었을 사춘기라고 공감하실 것입니다. 조수철 서울대 청소년 정신과 교수는 네가지 관점에서 청소년기를 정의 내립니다.

 

첫째, 단순히 나이에 따라 정의하는 것으로 12세에서 20세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 신체적 변화에 따른 기준으로 여자의 경우 경도가 나타나고 남자의 경우 소변에서 정충이 처음 나타나는 시점을 청소년기라고 합니다.

 

세째, 사회 기능적 관점에 따라 보는 관점으로 한국 사회 통념상 결혼하여 한 가정을 이루어 독립적으로 살아가게 되는 시기 이전을 의미합니다. 이 기준에 따르자면 나이가 들어도 결혼을 안한 사람은 아직 청소년기에 있는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네번째 관점은 정신적 심리적 발달 상태에 따른 것입니다. 정신적으로 어느 정도 성숙이 되어 다른 사람의 간섭 없이도 스스로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을 적절하게 통제하여 사회적응이 가능한 시기를 성인기라고 한다면 이러한 상태에 있지 못한 모든 사람들은 아직 청소년기의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 관점 대로라면 십대에 일찍 철이 들어 독립한 소년 소녀 가장은 성인으로 분류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필자는 위 네가지 관점 중 사회 기능적 관점과 정신적 심리적 발달 관점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각도에서 청소년기를 이해하고자 했던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는 어느 관점에서 청소년기를 정의하느냐의 중요성 보다 우리가 주목해아 하는 것은 5-6년의 짧은 청소년기에 경험하게 되는 그들의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변화입니다. 흔히 이 청소년기에 사춘기를 심하게 앓는다는 표현이 있지요.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우리의 사춘기는 어땠나요? 이민자의 자녀로 뉴질랜드에서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겪는 사춘기는 더 혹독한 질풍노도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