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5일
글: 조정임
한인 커뮤니티안에 오지랖이 넓은 분들이 많다. 오지랖이 넓다는 것은 자기 중심적이 아닌 남을 배려한다는 좋은 말이기도 하면서 한 편으론 남의 일에 콩나라 팥나라 간섭하는 부정적 의미도 있다. 오지랖이 넓은 분들이 이런 부정적인 부분이 개선되면 이웃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무엇보다 전문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혼자 외로움, 우울함, 불안, 심한 걱정 염려로 어렵게 사시는 분들에게 결정적인 도움의 손길이 될 수 있다. 특히 고립되어 지내면서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을 살려낼 수 있다. 오지랖이신 분들이 긍정적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며 부정적 파트를 개선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본다.
첫째, 상대가 고백한 어려움에 대한 내용은 무덤 속까지 가지고 간다.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이 어렵게 살고 있으니 함께 돕자고 말을 할지라도 그 선한 의도조차 악성 루머로 바뀌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두려워 자신들의 어려움이나 고통을 다른 이와 나누지 못하게 되며, 그 고통이 길어지면 정신적 어려움이 발생한다. 자신을 고립시키게 되며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
둘째, 상대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말을 들을 때 절대 충고를 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싶고 도움을 주고 싶어서 충고를 하게 된다. 그런데 결과는 정 반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충고 때문에 오히려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충고를 주는 분은 참 완벽한 분이고 충고를 받는 쪽은 자신이 못났다는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 또한 그 충고대로 할 수가 없을 경우 민망해서 충고주신 분을 피하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문제 해결의 방법이 아니다. 그냥 자기가 힘들다고 말하고 싶고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려 주기를 바란다.
셋째, 누구나 자기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자신들 안에 있다. 자신의 어려움이나 문제를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자기 문제의 전문인들이다. 그래서 스스로 방법을 찾아 낼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어려움이 있으면 감정적으로 슬프고 외롭다. 누군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그 슬픔, 힘들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진다. 상대가 비판하지 않고 잘 들어줄 경우 그런 감정이 해소되며 자연스레 머리가 맑아지고 몸에 에너지가 생기므로 자신의 문제를 잘 견디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넷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의 경우 초기 만남에서 이상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뭔가 숨기는 것 같고 불안해 보이며 자기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이럴 때 조용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질문을 피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면서 그 분이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려 준다.
다섯째,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보이는 것이 다 진실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하늘이 내려주신 보화를 품고 있다. 누군가 그 사람을 믿어 주고 바깥에 드러나 보이는 허물로 판단하지 않고 그 보화를 말해 주어야 한다.
나의 자랑이나 유익을 피하면서 진정 상대가 자신의 보화를 찾기까지 도우며 그 보화와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오지랖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