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0일
글: 조정임(새움터 멤버, 아시안패밀리 서비스 상담사)
감정 조절은 가정이나, 일터, 그리고 가까운 이들과의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상당히 중요하다. 감정이 일어나는 대로 표현을 하고 나면 후회가 따르고 관계에 어려움이 따른다.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면 그 문제로 인해 심한 자괴감에 시달리며 그 결과 더욱 감정 조절이 힘들게 되는 악순환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심리학자들은 감정조절이 힘든 것은 주로 어린 시절의 경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돌보아 주시는 분들에 의해 감정적 인정을 받지 못했거나, 어려움에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성인이 되면 감정 조절이 힘들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바람직하지 못한 감정들은 우리의 고정화된 생각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즉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본인의 즉각적인 생각이나, 추측, 판단이 부정적이면 나쁜 감정이 일어 난다. 예를 들면, 어릴 때 남자는 울면 안 된다고 배운다. 성인이 되어 큰 상실을 경험할 때 슬프다는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하는 데 자신의 내부에서 슬픔이 일어나면 본인을 나약하다고 비난하며 수치심을 느낀다. 그런 수치심을 감추려 애를 쓰니 더 힘들어 지면서 화가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애 궂은 가족에게 화를 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며 그것으로 인해 더 큰 수치심과 죄책감(더 심해진 2차적 감정)까지 표현하지 못했던 슬픔 위에 쌓는다. 또한 고정화된 생각과 그 생각에 따르는 감정 반응은 패턴이 되어 계속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패턴은 장기간 반복된 것이므로 본인의 생각과 반응하는 패턴을 관찰하여 다르게 반응을 하면 반복되는 악순환을 변경할 수 있다.
다음 네 가지 과정을 통해 연습을 해 본다.
첫째 단계, 현재 본인이 느끼고 있는 감정과 생각을 관찰하며 그 것을 인정한다(mindfulness). 예를 들면 두려움이 일어난다. 무섭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이런 증상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둘째 단계, 내 몸에 나타나는 현상을 살핀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배 속이 뒤틀린다. 얕은 숨을 쉰다. 허리가 뻐근하다. 머리가 무겁다. 이때 천천히 심호흡을 세 번 한다. 심호흡에 집중하면 몸에 나타나는 긴장 증세가 감소하며, 온 몸의 혈액 순환이 잘 되므로 감정이 가라앉는다. 심호흡을 하면서 온 몸의 긴장을 풀게 되면 좋지 않은 감정에 사로잡히게 하는 뇌의 기억 장치를 변경하는 효과를 일으킨다. 계속 연습을 하면 뇌가 건강한 감정을 기억하고 비슷한 어려운 상황이 도래할 때 짧은 시간 안에 좋은 감정으로 변화하도록 뇌가 활동을 한다.
세 번째, 얼굴 표정과 몸의 자세를 바꾼다. 좋지 않은 감정이 솟아날 때 거울을 보거나 혹은 사진을 찍어 보라.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사진 속 얼굴표정을 보면 그런 표정으로 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거울을 보면서 반쯤 웃는 연습을 한다. 또한 몸과 머리를 똑바로 세우고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걷는다. 이 연습을 계속하면 또한 뇌에 저장이 되어 표정관리와 아울러 부정적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점점 쉬워진다
네 번째 단계, 지금의 감정과 반대되는 반응이나 행동을 취한다. 처음에는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해 보면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두려운 것이 있을 때 그것과 대면하는 것이다. 거절당할까 두려워서 이성교제를 못하고 있다면 이성을 만나는 시도를 해야 한다. 첫 번째 사람에게 거절당하면 두 번째 사람에게 시도하고 그 다음 또 그 다음 사람 계속 시도를 한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사실이 아니므로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면 성공한다. 또한 슬픔에 사로잡혀 있다면 슬프지 않았던 때를 생각하거나 일을 열심히 한다든지 운동을 하는 등 반대되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필자는 어떤 사람이 미울 때 미운 사람을 위해 축복 기도를 한다. 결과는 미운 감정이 사라지고 내가 편안해 진다.